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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phie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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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수업 첫 날

2010/03/03 15:47 | Posted by Sophie Kim
지유가 오늘부터 <미술로 생각하기>라는 곳에서 일주일에 한 번 수업을 듣는다.
미술 수업이라니까 뭔가 거창하게 느껴지는데
실제로는 각종 재료를 이용하여 마음껏 놀아보게 하는 수업니다.

무엇보다 맘에 드는 점은 한 반에 3~4명의 소수의 아이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선생님과 보다 밀접하게 상호작용을 할 수 있고,
엄마는 밖에서 대기하고 아이들만 수업에 참여하는 형태라서
엄마로부터 자연스럽게 독립하는 연습을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오늘은 첫 수업이라 나도 교실에 함께 들어가 구석에 앉아 지켜봤는데
다행히 지유가 흥미를 보이고 좋아하는 듯 했다.




오늘 수업시간에 만든 첫 작품을 집으로 고이 모셔왔다.
선생님이 먼저 <아기 돼지 삼형제> 이야기를 직접 그림으로 그려가며 들려주고,
아이들에게 찰흙, 나뭇가지, 수수깡 등을 이용해 집을 만들어보게 했는데,
집을 만드는 과정에 선생님이 이 집에 누가 살고 있냐고 물었더니
지유는 아빠, 엄마 그리고 아기가 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더니 잠시 뒤에는 언니도 살고 있다고 급 변경^^
그 언니가 누구를 의미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집에 와서도 여전히 자신의 작품을 재구성하며 만들기 작업 중이다.
아직은 어설퍼서 만들어놓은 지붕도 다 깔아뭉개고 매번 다시 뜯어고치기 바쁘지만
새로운 소재로 뭔가를 만들면서 재미있어 하는 듯 했다.






문화센터 다닐 때는 늘 지유와 함께 붙어서 수업을 듣느라 몰랐는데
멀찌감치 떨어져 또래 친구 두 명과 함께 수업받는 것을 지켜보니
지유가 다른 아이들과 어떤 점이 다른가를 알 수 있게 되었다.

일단 지유는 선생님이 동화를 들려줄 때 표정이 너무 진지하다.
다른 두 명의 아이들은 그게 현실이 아닌 이야기라는 걸 아는 듯
여유있는 표정을 짓고, 중간에 자기 이야기도 해가면서 듣는데,
지유는 그게 사실 일어난 일인 것처럼 심각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들었다.
중간에 엄청 속상한 표정도 지어가면서... (뻔히 아는 동화인데도 늘 진지... ㅋㅋ)
아마도 그 두 아이들은 이 수업을 들은지 반년이 다 되어 익숙하고
지유는 첫 수업이라서 그러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다들 지유를 실제로 보면 하는 말이지만 지유는 목소리가 정~말 작다.^^
다른 친구보다 2개월 정도 어리긴 하지만 체구도, 목소리도 제일 작았다.
어딜 가나 지유는 젤 작다. ㅋㅋ
(도대체 요즘 애들은 왜 이리 키도 크고 체격들이 좋은지... ㅋㅋ)

그리고 선생님이 물어보는 질문에 단답형이 별로 없고
그 작은 목소리로 뭔가 길게 이야기를 하는데,
현실과 동화의 세계를 제멋대로 오가는 이야기라서 
듣는이에 따라서는 매우 황당할 수도 있다는 점.

선생님이 "우리 친구들 오늘 밥도 잘 먹고, 쉬도 하고, 응가도 했어요?"라고 물으면
한 친구는 그냥 씩씩하게 "네~"하고 대답하고, 또 한 친구는 끄덕 몸으로 대답하는데,
지유는 "지유는 떡국 먹었고, 쉬도 졸졸 나오구, 응가도 뿡뿡이 변기에 이만큼 나와서
엄마가 캔디도 줬대~"
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사실 오늘 떡국도 먹지 않았고, 응가도 안하고 갔다는 점~^^

나오면서도 원장님이 "지유 오늘 선생님이랑 재미있게 놀았어요?"했더니
"늑대가 후~ 불어서 집이 다 날라가 버렸더니,
 돼지들이 속상해서 다시 벽돌로 이렇게 이렇게 집을 지었는데,
지유가 여기 만들고 선생님이 이 꽃 붙여주고... 어쩌고 저쩌고..."

언제나 할 말이 많은 지유~
본격적으로 유아발음이 없어지고, 어휘력이 늘어나면
얼마나 쫑알댈지 안봐도 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