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구희연·이은주 지음, 거름 펴냄)의 저자들은 내가 한동안 굳게 지켜온 '스킨 다음에는 로션'이 잘못되었다고 충고한다.
'스킨 다음에는 로션.' 우리에게는 당연한 이 공식이 다른 나라 여성들에게는 생소할 것이다. 왜냐면 기초 4종 세트의 개념은 더 많은 제품을 한꺼번에 판매하기 위한 화장품 회사의 한국형 마케팅 전략이기 때문이다. 4종 세트에 들어있는 각각의 화장품은 점성과 탄성에 차이만 있을 뿐 결국 다 같은 제품이다. 유사한 원료에 폴리머(화장품 내용물의 점성과 끈기를 결정짓는 화학물)를 어떤 식으로 다루느냐에 따라 묽으면 스킨, 점성이 높은 대로 로션, 에센스 크림이 만들어진다.
스킨-로션-에센스-크림을 기본적으로 갖춰 순서대로 발라야만 한다고 대한민국 여성들을 세뇌하는 것은 가장 대표적인 화장품 회사의 거짓말이다. 화장품 회사입장에서는 소비자가 미백 에센스 하나만 사기보다는 미백 스킨, 미백 로션, 미백 에센스, 미백 크림 이 4가지를 다 구입하길 바란다. 이들의 꾸준한 광고 및 계몽활동(?)은 소비자들에게 확실하게 인지되었고 우리 어머니 세대를 지나 우리에게까지 전해졌다. 화장품 회사의 충실한 학생이 되어 비슷한 제품군을 중복 구매하는 한국의 소비자들. 전 세계의 테스트 마켓이라는 별명 속에 혹시 비웃는 의미가 포함돼있지 않은지 찝찝해진다. - 책속에서
전문가들이나 화장품 판매원들은 스킨과 로션을 바른 후 에센스나 세럼, 아이크림, 영양크림이나 나이트크림 등을 풀코스로 바르라고 권고한다. 그런데 저자들에 의하면 점성과 탄성만 약간 다른, 비슷한 제품을 바르고 또 바르고 덧바르는 꼴일 뿐, 피부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싸구려 화학물에 우리 피부가 더 손상될 뿐이다.
로션, 에센스, 세럼, 크림은 모두 다 같은 성분?
[꼭 필요한 화장품①-클렌징] 클렌징에는 수성과 유성이 있는데 진한 화장을 했을 때만 유성과 수성 한 가지씩 두 번 세안, 평소에는 수성 세안만 해도 된다고 한다. 너무 과도한 클렌징은 도리어 피부를 망가뜨리고 회복까지 힘들게 한다고 한다.
[꼭 필요한 화장품②-화장수] 화장수에 많은 기능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저자에 의하면 화장수는 클렌징 후 남은 이물질을 제거하는 기능만 한다. 천수성 성분이 많은 화장수가 피부에 침투해 특별한 기능을 발휘하기란 절대 불가능하다고. 그러니 향과 방부제가 최소한 들어간 '용량 많은' 제품을 선택하여 화장솜에 묻혀 세안 후 피부에 남은 이물질을 닦아내는 정도로 쓰라고 충고한다.
[꼭 필요한 화장품③-크림] 크림에는 다른 용도의 별개 제품으로 알고 있는 로션이나 에센스, 세럼, 기타 여러 크림들이 포함되는데 국내에서 로션이라는 이름으로 나오는 제품은 추천하고 싶지 않다고 한다. 애초부터 원칙에 없었던 제품이기에.
"에센스, 세럼, 크림 역시 모두 점도의 차이지 내용물과 기능은 비슷하다. 건조한 피부라면 크림 타입을, 지성 피부라면 에센스를 택하면 된다. 피부 상태는 항시 변하기에 평소에는 건조한 피부라도 여름에는 잠시 지성이 될 수도 있다. 이런 경우는 두 가지 타입의 제품을 구비했다가 피부 상태에 따라 에센스 다음에 크림, 하는 식으로 번갈아 바르면 그만이다. 순서대로 로션, 크림, 에센스 모두 발라봐야 피부위에서 섞이기만 할 뿐이다" - 책속에서
[꼭 필요한 화장품④-선크림] 자외선 차단제로 불리는 선크림은 UVA, UVB 모두 차단할 수 있는 제품을 우선 선택해 일상 생활용으로는 SPF15 정도, 강한 햇빛에 나서거나 장시간 외부 활동을 할 때는 SPF30 정도로 사용하면 좋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