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때때로 지금 다니고 있는 직장에서 아까운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는 건 아닌지 초조해한다. '내가 할 일은 이게 아닌데, 더 나은 곳이 분명 있을 텐데...' 하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우유부단한 자신을 탓하고 불안해하는 것이다.
그러나 쓸모없는 시간은 없다. 당신의 이성은 떠나라고 하지만 마음속 어딘가에서 주저하는 소리가 계속 들린다면 아직 주변 여건이 무르익지 않은 건 아닌지, 마음의 준비가 덜 된 건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다시 한 번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것이다. 지금 당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그 답은 당신 안에 있을테니까.
현대인들은 권태를 견디지 못한다. 그래서 직장이나 결혼 생활이 권태롭게 느껴지면 뭔가가 잘못된 거라고 더럭 겁을 낸다. 하지만 권태로움은 우리 인생의 한 조건으로, 계속 반복되는 일에 권태를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권태의 시기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아니다. 당신이 권태로워하고 있는 동안 마음속에서는 오히려 많은 작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이제까지 쌓아 온 경험을 무의식적으로 분석하고 통합하며 소화해 내는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는 생각으로 불안해하지 말고, 권태로운 시간을 두려워하지 말고, 그 시간을 즐겨라. 너무 오래가지만 않는다면 나중에 깨닫게 될 것이다. 그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의 당신이 있음을 말이다.
김혜남의 <서른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pp.180-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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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최근에서야 느끼는 거지만 정말 쓸모없는 시간이란 없는 것 같다.
그때는 내가 너무 멀리 빙빙 돌아가는 것 같고,
왜 이리 발걸음이 더딘지 내 자신이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남들은 바삐 움직이는데 나 혼자만 정지되어있는 것 같아서 초조하다.
그런데 한참의 시간이 흐르고 나면 결국 그 권태의 시간동안
나는 지식이나 경험을 뛰어넘는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음을 깨달았다.
물론 아직도 불쑥 불안해지고 초조하다.
그래서 형광펜으로 색칠해 놓은 이 구문을 가끔 꺼내서 읽어본다.
난 지금 내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했다는 것에 확신을 갖고 현실에 충실하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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